‘달콤한 것’이 주는 유혹,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신부전 환자에게 있어 식이요법은 단순한 식습관이 아닌 치료의 일부입니다. 특히 식사 제한이 많은 환자일수록 "그래도 디저트 하나쯤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유혹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병원 외래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달콤한 간식은 먹으면 안 되나요?"입니다.
하지만 신부전 환자는 체내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당류의 섭취량 뿐 아니라 혈당, 인, 칼륨, 나트륨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감미료와 실제로 추천할 수 있는 디저트 종류를 임상영양사의 관점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신부전 환자에게 설탕이 문제가 되는 이유와 대체 감미료
설탕은 직접적으로 신장에 부담을 주는 성분은 아니지만, 과다 섭취 시 혈당을 상승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비만과 당뇨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투석 전 단계의 환자나 당뇨병성 신부전 환자에게는 설탕 과다 섭취가 신장 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감미료 종류 | 신부전 환자 적합 여부 | 특징 |
|---|---|---|
| 스테비아 | 적합 | 혈당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음 |
| 에리스리톨 | 적합 | 인·칼륨·나트륨 함량 없음 |
| 아스파탐 | 제한적 | PKU 환자 제외 시 대체 가능 |
| 설탕 알코올류 (소르비톨 등) | 과량 주의 | 위장 장애 유발 가능 |
한 70대 환자는 건강식품 매장에서 ‘천연 감미료’라며 꿀·조청을 설탕 대체용으로 사용했지만, 결국 혈당이 크게 상승한 적이 있었습니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직접적인 혈당관리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천연'이라는 말에 과도하게 사용하게 된다면 또다른 합병증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디저트가 먹고 싶을 때,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단맛을 즐기고 싶을 때는 정제당 대신 저당 간식이나 직접 만든 디저트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천 가능한 디저트 예시
- 두유 푸딩 (무가당 두유 + 젤라틴 + 스테비아)
- 구운 단호박 무스 (데친 단호박 + 무가당 요거트 + 스테비아)
- 에리스리톨로 만든 단백질 머핀
- 바나나 1/3개 + 그릭요거트 2숟가락
피해야 할 디저트 예시
- 잼, 마카롱, 찹쌀떡 등 고당질·고인 식품
- 빵류 (특히 단팥빵, 크림빵 등)
- 설탕이 들어간 요구르트, 프루츠 칵테일
병원에서 환자식에 ‘단호박 찜’이 나왔을 때 단호박이 덜 달다며 컴플레인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단호박 자체를 더 달게 할 순 없으니 스테비아를 살짝 뿌려 먹도록 추천했고 “이 정도 단맛이면 충분해요”라며 만족했던 적이 있습니다. 단맛의 기준을 낮추고, 심리적 허기를 채우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외식 또는 배달 간식이 필요할 때
신부전 환자라고 해서 외식이나 배달 음식을 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식품 선택 시 몇 가지 기준을 꼭 지켜야 합니다.
첫째, 제품의 당류 함량이 5g 이하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제품 라벨의 원재료명을 반드시 확인해 설탕, 물엿, 올리고당 등이 첫 세 순위 안에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간식으로 과일을 선택할 경우에도 모든 과일이 다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바나나처럼 칼륨이 높은 과일은 피하고, 사과나 딸기처럼 칼륨 함량이 낮은 과일을 소량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달 음식으로는 설탕이나 소스가 많이 첨가되지 않은 간단한 샐러드류나 수분이 많지 않은 곡물류 간식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식사 직후가 아닌 식사량을 조절한 후 간식으로 섭취하는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외래에서 혼자 생활하는 1인 가구 환자분들에게 이러한 실용적인 조언을 드리면 “이 정도는 먹을 수 있겠네요”라며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무리
신부전 환자에게도 단맛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적절한 감미료 선택과 식사 전체 균형 속에서의 디저트 활용이 필요합니다. 또한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기준을 세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임상영양사로서 다양한 환자를 만나며 느낀 것은, “작은 디저트 하나로도 삶의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먹지 말라는 조언보다, ‘어떻게 먹을 수 있을지’ 안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진짜 도움이 아닐까요? 달콤한 것도 '균형 있게' 즐기시면 더욱 지속적인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을것입니다.


